영덕 칠보산 자연휴양림 여름 휴가 후기

2020. 8. 4. 22:30캐리의 일상/캐리의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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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폭우로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 주말, 제가 살고 있는 남부지역은 폭염주의보.... 캠핑장 코로나 환자 발생 여파로 걱정은 되었으나 다행히 비도 내리지 않고 한정된 인원으로 거리두기를 철저히 했던 자연휴양림에서의 2박 3일, 몇 년만의 온 가족 휴가 잘 다녀왔기에 숲 내음 가득했던 칠보산 자연휴양림 풍경들 남겨봅니다.

치열한 국립휴양림 예약전쟁

8/1~3일 휴가 일정을 6월 말에 픽스하고 장소 또한 마마님이 찍어둔 영덕에 위치한 칠보산 자연휴양림으로 확정했는데 어랏.... 자연휴양림 공식 예약 일정은 이미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는. 어쩐지 실검 1위에 자연휴양림 예약이 뜬 날이 있었는데 그걸 그냥 지나쳤다니...

숲나들e 예약하기

참고로 전국의 국공립 자연휴양림은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숲나들e 사이트를 통해 통합 예약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숲나들e 휴양림 예약 바로가기
당연히 나름 경북에서 유명한 휴양림인 칠보산에 한 발 늦은 시점이었기에 극성수기 주말 빈방이 남아 있을 리가 없을 터. 숲 속 통나무 객실부터 휴양관 심지어 야영데크까지 하나도 남는 자리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기를 걸어 봅니다.

숲나들e 에서 객실 예약 시 아이디 한 계정당 3개까지 대기 신청을 걸어둘 수 있는데요, 우리 가족 4명 명의로 회원가입을 각각 하고 3X4 12개 객실에 대기를 걸었습니다. 공식 예약일이 지난 후의 대기 신청은 한 번에 1박으로만 예약이 가능했기에 2박 숙박을 위해 12개 대기를 반반 나눠서 1일과 2일 6,7,8인실들 중에 2순위인 것들만 골라서 신청. (당시에 1순위인 방이 하나도 없었기에 2순위로 걸어두고 그때부터 기다림 시작).

7월 중순 정도까지 연락이 없으면 일정을 좀 더 늦추고 펜션으로 알아보려고 했었지만 대기를 걸어두고 한 3일쯤 지났을까, 7월 첫 주에 2순위로 걸어두었던 (방이 우리 앞에 2명이 취소해서 하루 안에 결제하라는 카톡 알림 문자를 받았습니다:) 한 달 여유가 있었으니 둘째 날 객실도 되겠거니 하고 매일 사이트를 체크하던 게 2주. 같은 방으로 이틀 연속 머물게 되었다면야 좋았겠지만 된 게 어디냐며 이틀 다른 방으로 예약 완료!
캠핑 붐이라지만 어릴 적 바다며 계곡이며 철마다 텐트 가지고 여행 다녔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부모님도 그렇고 이제는 편안한 곳에서 잘 쉬는 게 중요하니 시설이 잘 갖춰진 휴양림을 택했습니다. 몇 해 전에도 금봉 휴양림, 거제도 휴양림 등 다른 지역을 가본 적이 있지만 부모님들의 원픽은 이번 칠보산!! 한적하니 계곡물에 발 담그기도 좋고 깨끗한 시설과 날씨까지 다 잘 갖춰진 시간.

칠보산 자연휴양림 풍경


객실과 데크 모두 입실 오후 3시, 퇴실은 12시입니다. 영덕 해변가를 달리다 칠보산 초입에 들어서면 8km 정도 구불구불 산길을 들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칠보산 휴양림 홈페이지 바로가기

칠보산자연휴양림 - 숲나들이

www.foresttrip.go.kr

수심이 깊지 않은 얕은 계곡물에 잠시 발 담그기.

칠보산 자연휴양림 - 계곡

둘째 날 묵었던 휴양관 1동 2층 박달나무 테라스에서 바라본 전경.
저 멀리 산 너머 고래불해수욕장이 보입니다. 산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칠보산 휴양림 전경 - 바다 보임

마음 같아선 등산을 하고 싶었지만 비 온 직후라 위험하기도 하고 무릎이 안 좋은 부모님과 함께 움직이는 터라 숲길 산책을 택했습니다. 특히 400m 구간으로 '치유숲길'이 나있었는데요, 계단 없이 평평한 숲길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라 3일 동안 세 번 다녀왔습니다.
숲길 사이사이에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쓰인 시들도 잠시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봅니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 숲길 산책

숲길에서 시 산책 - 윤동주의 서시

숲길에서 시 산책 -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숲길 시 산책 - 김소월의 산유화


더 높이 올라갔으면 저 멀리 바다도 더 잘 보였겠지만 400m 치유숲길로도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갈 수 있습니다. 둘째 날 12시에 퇴실하고 다른 방으로 3시 입실 전에 나갔다 오기도 애매해서 온 가족 모두 여기 정자에 앉아 간식도 먹으면서 책도 좀 읽다가 또 의자에 누워 바람도 맞다가 힐링하고 내려왔습니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 전망대


휴가지에서 빠질 수 없는 고기 파티. 다이어트는 잊은 채 고기와 맥주 오래간만에 실컷 먹고 마셨습니다:)

휴양림에서의 고기파티


칠보산 자연휴양림에는 총 3개의 야영장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미 2박 할 객실은 예약한 후였으나 낮시간에 야영데크에서 시간 보내면 어떨까 싶어서 둘째 날 야영데크도 뒤늦게 대기 신청했는데요(6인용 데크 - 16,500원) 물론 데크도 몇 개 대기 신청 걸어놓고 걸리는 한 곳을 가자 싶었는데 운 좋게도 3 야영장 예약! 막상 휴양림에 가보니 객실이 너무 좋고 굳이 데크가 없어도 계곡이나 전망대 등등 밖에서 시간 보낼 수 있는 곳들이 많았기에 전날 취소하려고 사이트를 확인하니 하루 전 취소라 환불금액이 3천 원이라는 안내에 그냥 킵하기로 했던 게 신의 한 수!
첫째 날 묵은 방이 해돋이라 통나무집이라서 숙소 바로 앞에서 고기 구워 먹을 테이블도 있었지만 둘째 날은 휴양관이라 바비큐 파티 하기도 마땅치 않았는데요, 야영데크로 식재료들 가져와 넓게 공간 쓰면서 저녁도 잘 먹은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는데 운 좋게 그날이 산림청 주관 공연의 밤이라 데크에서 한밤의 공연 (마술과 트로트 공연!!) 화려한 조명과 함께 잘 즐기기도!!

칠보산 자연휴양림 - 야영장


이번 가을 단풍철에는 글램핑장 혹은 다른 지역 자연휴양림으로! 이맘때 휴가는 해외에 있을때는 가까운 곳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을 벗어나는게 목표였는데, 오랜만에 한국의 여름을 즐기니 참 좋은걸 느낍니다. 이런 통합 예약 시스템부터 깨끗한 시설과 관리 그리고 음식들까지. 물론 산 속 휴양림이었지만 사람들을 스치는 공간이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면서 조심조심. 이렇게라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에 현재 어디에 있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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