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언어의 온도 by 이기주

2020. 12. 9. 22:03캐리의 일상/캐리의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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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지금도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는
보랏빛표지와 자그마한 크기가 눈길을 끄는
이기주 작가님의 언어의 온도.

서사가 있는 긴 호흡의 문학작품은 손이 잘 안가고
정말 손이 안 갈것만 같은 경제, 미래, 빈곤, 역사 등의 키워드로만 채워진 내 책장.
가끔 우리 주변의 살아가는 얘기들
혹은 글을 쓰고 싶은데 영감을 받고 싶을 때,
짧은 호흡의 에세이를 찾는다.

베트남에 있을 때 한창 베스트셀러길래 궁금했던 책인데 이제서야 도서관에서 가져 왔다. 역시 많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 있다.


블로그에 옮기는 문구들은
책을 읽을 때 내 상황에서 와닿았던,
곱씹으며 나를 되돌아보기 위한 저장용임을.

작가의 일상에서 발견한 언어의 이야기들. 챕터마다 '나'에게 투영되는 깔끔한 마무리들 글솜씨가 부럽다. 어떤 감흥보다 나도 저렇게 일상의 소재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 책.

책 속에서.

 

호기심이 싹틀 때 "원래 그렇다"는 말로 억누르지 않았으면 한다. 삶의 진보는, 대개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사랑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처음에 '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 '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관심은 폭력에 가깝고 상대에게 노력을 강요하는 건 착취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공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민을 해결하진 못해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묽게 희석할 때, 꿈에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꿈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지켜낼 때 우린 '어른'이 아닌 '나다운 사람'이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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