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자가격리 후기(4/24-5/8)

2020. 7. 21. 21:13캐리의 일상/캐리의 성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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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자 14일 자가격리 스토리

 

지난 4월 24일 무사히 호치민에서 인천으로 돌아와 해외 입국자로 2주간 자가격리 생활했던 기록을 담아 봅니다. 터전이 다시 한번 바뀌었고 커리어의 대전환 또한 목표로 삼고 있는 2020년이기에 성장 모멘텀의 첫 출발인 귀국 즈음의 기록을 다른 일기장에서 가져와 남겨 봅니다. 

2020.4.24

베트남 호치민 생활 마무리하고 금요일 오전 무사 입국!

오랜 해외생활을 뒤로 한채 이제는 진짜 한국에 정착하고자 마음먹고 오는 길인 터라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안내를 받으면서 느꼈던 우리 정부의 그 디테일에 너무 감동하여 기록해 보고자 한다. 정말 국뽕이 치솟는 하루였다.

호치민에서 Viet Jet 항공을 타고 새벽 2:35분 비행기 탑승!

한국 교민이 많은 탓에 전 세계가 하늘길을 막은 상황임에도 다행히 베트남에서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3월부터 꾸준히 계속 있어 왔습니다. 특히 하노이에 비해 상황이 좀 나은 호찌민에 살고 있었기에 나가려면 대한항공/아시아나를 선택할 수도 있었겠으나 비용이 비용이....

베트남에서 한국 귀국 자가격리 후기
귀국 항공편 비엣젯

퇴사를 마음먹고 귀국 결정을 한 게 한 주 전이었던 지난주 금요일이었는데, 마침 뙇 비엣젯이 4/17일부터 일시적으로 주 3회 (월, 수 금) 5월 중순까지 호치민-인천 운행을 시작했기에 타이밍한번 절묘합니다. 연착과 갑작스러운 캔슬로 유명한 비엣젯이라 설마설마하면서 티켓팅했는데 연착도 없었고 좌석도 꽉꽉 채워서 무사히 인천에 도착!

저는 무려 출발 3시간 반 전인 밤 11시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줄이 줄이 ㅠㅠ 한 3-40명은 내 앞에 선 것 같은데 11시부터 카운터를 오픈하기 시작!! 11시 40분에 수속 완료함! 한국행이지만 한국어는 잘 안 들렸고..... 대부분이 베트남인들 탑승. 일부 유학생과 한베 가정 가족들로 추정. 다들 마스크 하고 라텍스 장갑에 완전 무장하기에 오히려 인천공항이 걱정되었지 나가는 길은 별 탈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음.

*라텍스 장갑 끼자마자 땀 차서... 그냥 장갑은 벗고 자주 손소독제로 마사지를!

 수화물 추가 최대치인 40Kg 신청했었는데, 부칠 24인치 가방 2개에 맞춰 짐을 쌌더니 딱 40킬로 나옴.

이전 같았으면 이리저리 아까워서 별도로 항공택배를 부쳤겠지만 이미 부질없다는 걸 몇 번이나 깨달았기에. 베트남에서도 몇 달 동안 입지 않은 옷은 한국 와선 절대 안 입을 거고 펼쳐보지도 않은 책은 또 그대로일 것이기에. 짐 값이나 다시 사는 거나 비슷하다면 과감하게 현지에서 나눔을 하고 가볍게 돌아와야!!

아무래도 새벽 비행기다 보니 다들 지쳐있고 또 마스크를 쓴 상태라 기내에서 조용히 아주 꿀잠.

도착 한 시간 반 정도 전 입국을 위한 건강상태 질문서를 기내에서 작성,

인천공항 도착해서도 특별검역 신고서를 먼저 받아 들고 검역대 앞에서 체온 체크 및 주소지 확인

입국심사대 앞에서는 자가격리 어플 설치상태 및 행안부에서 앱이 정상 설치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문자와 함께 기재된 연락처 진위여부를 전화로 다시 한번 확인한다.

아무래도 한국인이다 보니 모든 과정이 술술 수월하게 진행되어 분명 거의 마지막에 내렸는데 짐 찾는 곳에는 거의 맨 먼저 도착한 듯.  오전 10시 즈음 들어온 비행기는 우리밖에 없어 보였음. 텅텅 빈 인천공항을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해외입국자 인천공항 입국장


​빠져나와도 실제로 공항버스 타기 전까지는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이동 동선을 통제! 곳곳에 공무원 경찰 군인 등등 아주 촘촘하게 통제와 관리. 동생네가 있는 부천으로 가기 위해 경기도권 수송차량 안내 부스로 가서 공항버스 발권하고 2시간가량 버스를 기다림. 이때부터 감동 시작!

인천공항 해외입국자 전용버스 안내
해외입국자 전용버스 안내 - 인천공항 

12:25 부천으로 향하는 공항버스에 탑승한 건 나랑 시흥으로 향하는 베트남인 한 명. 

소수의 해외 입국자 특별 수송 차량이 시간대별로 이렇게 운영되고 애써주시는게 정말 감사. 또한 자차 픽업이 힘든 상황이라 버스 타면서 부천 복지택시 콜센터로 연락하여 픽업차량 예약! 친절하게 1:25분쯤 도착할테니 그때 담당 공무원이 나와서 확인하고 교통약자 택시로 해외입국자 선별 진료소인 오정보건소로 데려다주고 검사 후에 다시 최종 목적지로 무료로 수송해 줄 거라고 안내해주심. 비용을 내라고 해도 충분히 낼 용의가 있는데 무료로 시에서 지원해 주심 ㅠㅠ

콜센터로 나의 간략한 인적사항을 얘기하고 차량 예약했더니 바로 오정 보건소에서 전화 옴. 출입국 사항 확인 및 지난 14일 내 방문지, 특별 증상, 기저질환 등 코로나 검사 채취 전 단계에서 필요한 문진을 버스 안에서 진행. 부천 체육관 집결지에 공항버스 내리니 방호복 입은 3분의 공무원이 대기해서 나를 맞아 주신다.

해외입국자 수송차량 내부 보호막
해외입국자 수송차량 보호막

캐리어 3개 질질 끌고 갔는데 짐도 옮겨주시고ㅠ 택시에는 비닐로 보호벽이 쳐져 있고 너무 편안하게 보건소로 입성!!

해외 입국자 전용 진료소라 해당 시간에는 나말고는 사람이 없었기에 정말 후딱 검사받고 바로 차량 탑승해서 15분여 만에 동생집으로 후딱 왔다. 호치민 집을 나선 지 언 15시간 만에 최종 목적지 도착.

단계 단계별로 유기적으로 소통이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를 몸소 겪으면서  불확실한 정부 발표와 의문의 통계자료에 불안했던 베트남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게 정말 실감이 나면서 안정이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전화가 온다. 보건소에서 또 구청에서 안내 지침을 알려주시면서 당부해 주시니 정말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우리 방역 지침을 몸소 체험하며 물개 박수!!

푹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늦잠 자고 있던 나를 깨운 건 보건소 전화. 격리자 지원물품 박스를 오늘 오후 3시 이후에 갖다 주신다며ㅠㅠ 전날 받은 코로나 검사 결과는 역시나 음성!! 문자로 25일 오전에 결과를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음성결과 확인
코로나 바이러스 음성 결과 확인 문자


자가격리 하루 루틴


- 오전 10시, 오후 5시 전에 자가격리 앱에 발열 및 증상 체크 업데이트
- 1일 3회 담당 공무원과 전화 혹은 문자로 상태 보고
- 홈트 동영상 켜놓고 스트레칭 or 운동 시도 (강하나 스트레칭, 인스타 홈트 외국 계정 클립 따라 하기)
- 양키캔들 워머 하루 종일 켜놓고 동생님이 내려주는 커피 마시며.
- 환기를 위해 자주 창문 열고 
- 유튜브로 영상들 좀 보다가 음악 틀어놓고 
- 킨들 책 다운로드하여 놓은 거 조금 들춰보다가
- 미드 한두 편씩 좀 보고
- 그동안 그리웠던 배달 음식들을 하나씩 시켜먹음(피자, 보쌈, 치킨, 떡볶이, 닭갈비 등등 배달 안 되는 게 없는 세상 천국)

유튜브로만 보던 자가 격리자 구호물품 언박싱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지만 1차 박스는 바로 해체해 버려서 실패, 2차 구호물품 박스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햇반, 소독제, 체온계, 이중 폐기물 종량제 봉투, 간식, 세면도구 등등등 디테일한 배려에 정말 따뜻했던.

자가격리 구호물품 언박싱
2차 자가격리자 구호물품 박스

 

센스 돋는 카톡 알림♥

자가격리 종료일인 5월 8일 밤 11시 59분에 뙇 자가격리 해제 톡이 도착했다. 

자가격리 해제 문자
자가격리 해제 문자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해외 입국자 대상으로 촘촘한 방역체제 유지하시느라 수고하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 이게 바로 국력이 아니겠는가.

집안 내 자가격리

※ 자가격리했던 공간은  동생네 남는 손님방(별도 화장실 + 창문 있는)이었는데요, 출국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동생네로 향했습니다. 베트남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위험지역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해서 부모님 집에 갈 수는 없었고, 고향집 근처 비는 원룸 단기 임대를 알아봤으나 다들 거절하고 지역 생활시설은 취사 안되고 침대도 없는 그냥 방 하나에 1일 10만원이라서 패스.

4월말이 한국 상황은 피크를 지나고 숨을 돌릴 수 있었던 시기라서 생활시설로 활용되던 연수원들이 다시 본래 용도로 막 돌아가는 기간이라 저희 지자체는 휴양림 일부 공간을 활용한다던가 그런 시설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룸으로 내몰고 집으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동생네서 신세 좀 졌습니다. (대신에 매일 배달음식은 제가 쏨. 그 돈이 그돈이긴....ㅎ)

14일 동안.....그 손님방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라텍스 장갑과 KF94 마스크를 방문 손잡이에 걸어놓고  매 끼니마다 동생이 문 앞에 간식이나 먹을거리들 쟁반 갖다 놓고 사라지면 시간차 두고 마스크+장갑 무장하고 문열어 쟁반 잽싸게 가져들어오고, 대부분 일회용 접시+나무젓가락 사용하고 방한켠에 시에서 물품박스로 보내준 폐기물 봉지에 처리 후 소독 분무기 뿜뿜. 당시 재택근무 중이던 동생네, 제 얘기하고 저 격리기간 동안 재택근무 연장해서 최대한 위험 요인 봉쇄했습니다:)

※ 참고로 해외입국자 대상 검역 및 수송차량 안내는 지자체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3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혹시나 방침이 달라졌을 수도 있으니 입국 전에 미리 연락해 보셔도 되고, 입국해서도 공항 곳곳에서 안내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불편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자체별로 별도 연수 시설에서 해외입국자 대상으로 격리시설로도 사용하는 곳도 있는데요 가장 빠른 확인 방법은 격리 예정 주소지의 보건소에 문의!! 저도 입국 전날까지 고향집이 있는 지역의 보건소, 전화 연결이 안 될 때는 지자체 페이스북 메신저까지 연락해서 확인했었는데요, 귀국 준비 중인 분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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